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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굴러다니던 부의 대절벽은 과거 직장에서 읽어보라고 해서 샀던 책이다.

과거 처음 구매했을 때에는 초반부만 읽다가 책의 내용에 동의하지 못하여 덮어버렸는데

이번 시간나는김에 끝까지 읽어보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다. 논리적 모순이 여기저기 묻어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예측이 결과적으로 맞지 않아서라기 보다는 논리적 비약이 곳곳에 보이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예측이라면 비록 정책적 방향에 따라 빗나갔더라도 수긍을 하는데 이 책의 내용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 하버드경영대학원과 배인앤컴퍼니 등을 거친 저자 약력은 저자의 약력과 책의 질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종종 과거 증권사 리포트들을 보면서 그들의 논리의 결과가 어떻게 귀결되었는지 확인할 때가 있다. 모든것이 그렇듯 지나고 나서 경과와 결과를 보니 더 잘보이는게 당연하다. 이 책을 보는 지금시점에 주가, 부동산, 원자재 가격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알고나서 책을 봐서 저자의 주장에서 무엇이 더 잘못되었는지 쉽게 보였던 것 같다.

 

 책의 내용을 시간내서 하나하나 반박을 할 이유도 없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논리상 큰 문제점은 두 가지다.

 

 첫째, 지속적으로 상승한 주가 그래프를 통해서 버블이라고 당장 무너진다고 주장하는점

 그래프를 보고서 '이게 어떻게 버블이 아니란 말인가' 라는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물론 구체적인 숫자로 보여주는 지점(과거 PER의 추이 등)도 있지만 몇몇 부분은 그래프를 통해서 하락할 때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가 이야기하는 주기론도 너무 진부한 방식의 분석이다. 주기론이 정확한 매수와 매도타이밍을 적중한 사례를 거의 보지 못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랐으니 떨어지길 바라는 사람의 주장같아 보인다. (무주택자의 경우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자신의 바람대로 해석하려 한다. 다수택자도 동일하다) 그가 그래프를 통해서 다우존스 5천하락을 기원했고 떨어지면 그때 들어가라고 했지만 다우존스는 3만에 가까워졌고 그의 말을 듣고 주식을 팔아 채권에 투자한 사람들은 두고두고 원망했을 것이다.

 

 둘째, 자료의 성급한 일반화

 책의 곳곳에 성급한 일반화가 나타나는데 예를 들어 중국 부동산 버블을 언급하며 선진국보다 소득대비 집값 배수가 너무 높다고 이야기한다. 상하이의 소득대비 집값 배수는 상하이 부동산의 주 소비층인 부유층의 경제적 여력을 봐야된다. 중국 땅이 얼마나 크고 부유층의 숫자도 엄청나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빈부격차가 매우 심한데 평균을 바탕으로 성급한 일반화 주장을 했다. 소득대비 부동산 가격이 엄청난 한국에서 특히 강남 집 값을 본다면 수십년째 버블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는 강남이 가지고 있는 희소성과 그것을 소비할 수 있는 부유층의 자산을 고려하지 않은 생각이다. 다른 지역의 과잉공급이 부동산 시장 전체를 끌어내릴 수는 있겠지만 상하이 집값은 상하이에 주거하는 중국부유층의 소득을 고려해서 생각야 하므로 좀 더 세밀한 근거를 가지고 왔었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참고해야할 아이디어가 있다면 아래 정도의 내용일 것 같다

- 붕괴는 상승보다 속도가 2배 빠르다

- 시장 PER은 25이상부터 버블이라 생각. 과거 인터넷 버블때에는 시장 PER가 40까지 올라갔다

 (다만, 시장 per은 당연히 roe와 pbr, 성장속도와 화폐가치 하락까지 고려하면서 봐야한다)

- 미국은 붕괴시 신흥국보다는 덜 취약하다. (이는 미국주식에 투자해야하는 이유 중 하나다)

- 수요가 없는 물건을 만들면 대가를 치른다

- 버블의 마지막 시기에 대형주가 소형주 보다 많이 오른다. 눈먼돈(Dump money)가 대형주로 유입되기 때문

- 시장 붕괴시 채권투자를 권유. 구체적으로는 30년만기 미국국채와 AAA회사채. 만기가 길수록 가격에 더 민감하기 때문

- 인도가 장기적으로 지속성장 할 것 (중국에 없는 민주주의를 가지고 있고 최근 바뀐 정권에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어왔던 관료주의를 개혁할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 도시화가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았고 인구측면에서 산아제한으로 인구에 부담이 있는 중국보다 지속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 신흥국은 인도,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순서대로 추천했다.

 

아마도 이 책을 보려는 사람이 있다면 버블을 어떻게 예측하는지 궁금해서 보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책의 내용에 그 타이밍을 잡는 부분에 엣지가 있지 않아 시간내서 읽어보길 추천하지 않는다.

 

2019 부의 대절벽
국내도서
저자 : 해리 덴트(HARRY S. DENT, Jr.) / 안종희역
출판 : 청림출판 2017.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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