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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마감된 시장에서 코스피가 3150을 너무 쉽게 돌파했다. 시장을 오랫동안 봐왔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생경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시장을 오래보다보면 익숙하지 않은 지수대를 예상하지 못하곤 하는데 이 또한 조심해야할 고정관념이 아닌가 생각한다. 작년초에 위기를 겪게 되더라도 1700이하를 예측한 투자자들은 없었을 것이다. 매일 시장을 보다보면 설마 지수가 1700~1800이하로 떨어질까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전염병은 언젠가는 진정될 것이고 모두가 그 사실을 아는데 투매가 나와 1400까지 지수가 밀릴것을 2월말에는 예측하기 어려웠다. 반대로 이제는 고점을 뚫게 되었다. 지수 2400~2600까지는 이전에 가봤던 지수대라 실물경기가 좋지않아도 유동성 장세니 하면서 시장을 매일 보던 사람들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2800을 전후하여 과열이 심해지고 있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느꼈을 것이다. 과거에 과열이라고 판단되는 신호가 이미 매크로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고 굳이 지표를 보지 않더라도 일상속에서 너무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과열 신호를 미리 알아챈 전문가들은 너무 일찍 파티에서 떠나 충분한 수익을 누리기 어렵게 된 경우도 많아보인다. 반대로 대형주 위주로 장기투자한 일반투자자들은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보유했다면 충분한 수익이 났을 것이다. 여기저기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나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단기간에 열광하는 경향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주변에서 본인을 제외하고 주식으로 20% 수익을 얻는 고통이, 내가 고점에서 물려서 20%손실을 받는 고통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주가가 오르면 뒤늦게 살까 두려워 너도나도 동참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 어제 9일 삼성전자 주가는 코스닥의 잡주에나 어울릴 법한 분봉 흐름이 나왔다. 이런 움직임은 개인적으로 처음 보는 현상인것 같다.

 

 최근 주변 지인들에게서 코스피가 어디까지 상승할지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다. 솔직한 말로 정말 모르겠다. 이미 예상의 영역을 지나온지 오래다. 상승할 이유야 증권가에서 하루를 머다하고 다방면으로 만들어내고 있으나 크게 공감가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어 고점에 물리게 만들기 쉽다)

 

 그러다 문듯 코스피 그래프를 보다보니 예전 나스닥 닷컴버블 그래프가 생각나서 찾아봤더니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재미로 나스닥 닷컴버블(IT버블)의 상승과 비교해보면서 현재 코스피의 상승이 과거의 닷컴버블에서 어느정도 왔는지 차트로만 비교해봤다.

 

나스닥 닷컴버블 당시의 그래프(1999~2000)

 

 

코스피 현재 그래프(2020.05~2021.01)

 

 

 

 현재까지의 그래프 추이만 봐서는 상승 양상이 너무 비슷하지 않나. 물론 모든 과열 그래프가 비슷한 추세를 보이긴 하지만 유독 상승 패턴이 비슷해 보인다. 1차 상승을 끝내고 한동안 완만히 우상향 하다가 본격적으로 급등하는 기울기와 기간이 놀랄만큼 유사하다.

 

 그래서 원래는 그냥 보고넘기려 했지만 한번 비율로 비교해보면 재밌을것 같아 동일 비율로 그래프를 그려보았다.

(비교 기준점은 정밀하게 잡은 것은 아니고 임의로 잡았음)

 

 나스닥 1999년07월15일을 100으로 하였고, 코스피는 2020년 07년 28일을 100으로 하여 동일 상승비율을 비교해보았다.

 

1999년 닷컴버블과 2021 코스피 상승 비교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기간과 상승율이 매우 유사한 편이고 만약 닷컴 버블과 같은 양상을 지속적으로 보인다면 지수는 앞으로도 2달동안 4000까지 찍고 하락하는 시나리오로 가게 된다. (물론 논리적인 엄밀성은 없다. 나는 지수를 정확히 맞추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 생각하고 있다. 투자는 스스로의 판단하에 하며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

 

 과거 인터넷 기업들이 주를 이뤘던 나스닥에 비해 이론적으로는 코스피가 훨씬 무거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코스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들은 작년에 미래 모멘텀이 있는 종목들이 상승하고 가치주가 하락하면서 체질이 상당히 바꼈다. 지수의 움직임은 현재 마치 코스닥 처럼 움직이고 있다. 더욱이 나스닥은 당시 공매도가 가능했었던 점도 있다.

 

코스피 하락을 촉발할 악재가 있을까?

 물론 아시다시피 3월에 공매도 기한 종료가 가장 큰 악재다. 코스피가 과열되어 공매도 기간 연장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2월부터는 미리 매도물량이 나올 수 있다.  또한 하락론자들은 금리인상을 언급하긴 한다. 하지만 현재 실물경제가 매우 나쁜 상황에서 자산시장의 거품제거를 위해 적어도 몇 달 이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전혀없다.(너무 과열된다고 생각하면 공매도 조기 재개가 오히려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미국 장기채 금리가 서서히 오르고 있지만 당분간은 급격한 상승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현재로선 특히 1월달에는 급격한 하락을 촉발할 이벤트가 보이지 않는다. 블루웨이브라는 악재에도 나스닥이 폭등한 것을 보면 과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 법인세를 인상하고 IT 거대기업의 독점을 해소한다는 발표가 나오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주식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여러모로 더욱 과열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결론 -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사실 잘 모르겠다. 이 파티가 언제 끝날지 예상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그럼에도 이 글을 적은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며 투자 기준점을 찾고 있기 때문이며, 내가 보기에 너무 적극적으로 하방에 베팅하는 것이 위험해 보이는 점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feat. 곱버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투매는 생각보다 강하고 과열도 예상보다 더욱 진행되기 마련이다. 지수가 상승할 수록 개인들이 더욱 따라붙는 시장에서 곱버스를 물타는 행위는 가장 위험한 행위다. 차라리 아무런 포지션도 취하지 않고 관망하는게 낫다.

 이미 종목 선정을 잘하여 실물 주식을 보유한 사람들은 수익이 났다면 마음 편하게 더 끌고 갈 수도 있을 것이고 천천히 분할매도로 대응하면 문제가 없다. 상당부분 정리한 사람들은 속은 쓰리지만 익절로 마감했을 것이다. 반대로 지금 시장에 뛰어드는 일부는 수익을 보겠지만 다른 일부는 매우 큰 손실로 마감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 참여해서 수익을 번 사람들의 자랑에 더 이상은 참지 못하고 뒤늦게 뛰어든 사람들이 그 막차를 탈 가능성이 가장 높다. 상승 그래프가 가파르면 가파를 수록 하락의 속도도 더 빠르다.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빠져나오거나 남들보다 조금 덜 먹거나 어느 정도 위험을 부담해서 얼마나 먹을지 모두 개인의 판단이지만 확실한건 그 시기와 정도를 맞추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뇌동매매하기 딱 좋은 시기인데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크게 잃지 않는다"는 말을 떠올리며 내가 과연 고점에서 매도할 실력이 있는지 어느 지점에서 팔지 생각해보는게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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