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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게임즈 시초가 매매 여부를 검토하는 사람들을 위해 미흡하나마 분석글을 적어보겠다. 개인적인 의견임을 감안하여 투자에 참고하길 바란다.

 

 지난 SK바이오팜 청약에서 수백만원 수익을 얻는 개인투자자들이 속출하면서 청약에 관심없던 투자자들 까지도 주식 청약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주변에서도 생전 주식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물어보고 있는 상황이다.

 

SK바이오팜과 비교

 SK바이오팜은 개인투자자 청약대금이 31조원이 몰려 최종 경쟁률이 323대 1로 마무리되었다. 워낙 대형 공모다보니 역대 최대의 31조원의 자금이 몰렸지만 경쟁률이 낮아 편안한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자주 찾아오지 않는 대형주가 착한 공모가로 나와 투자자들에게 많은 수익을 안겨줬다.

 

 나는 공모주는 일반적으로 당일 매수를 하지 않지만(과거 블로그에서 이유를 언급)  SK바이오팜만 예외적으로 상장 둘째날 시초가에 매수하여 넷째날에 매도하였다. 원래는 첫날 시장 상황을 봐서 매수 하려했으나 동시호가부터 4조원대의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물량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다.

 

과거에 분석글과 매매내역은 아래와 같다.

 

 · 공모주 SK바이오팜 시초가 매매 검토 (2020. 6. 27일 작성)

 · 공모주 SK바이오팜 매매 후기(+공모주 투자에 대한 의견) (2020.07.07일 작성)


카카오게임즈 청약결과 (FEAT. 유동성..)

 카카오게임즈는 개인투자자 청약대금이 59조원이 몰려 최종 경쟁률이 1525대 1로 마무리되었다. 1주를 받으려면 1830만원이 필요하다. (증거금율 50%, 공모가 24,000원)

 

 대형 공모지만 역대 최대인 59조원의 증거금이 몰린 이유는 시중에 몰린 풍부한 유동성마땅한 투자처를 찾지못한 투자금이 일시적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정기예금 갱신시 금리가 1% 미만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주택시장은 각종 규제로 마땅히 투자할만한 투자처가 없다. 낮은 금리의 신용대출이 과거와는 달리 어플을 통해 쉽게 대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2~3%내외의 신용대출을 손쉽게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주변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세 갱신시 올려받은 전세금을 공모주를 위해서 예치하기도 하고, 아파트 중도금, 잔금 대출로 일시적으로 생긴돈을 다른 대출을 갚지않고 투자에 나서는 상황이다. 개인사업자를 위한 대출도 활용처를 감독하지 않기 때문에 유동성을 늘리는데 한몫을 했다.

 

현 공모주 시장에 대해

 결론적으로 이런 유동성이 증권사 투자예탁금을 꾸준히 증가하게 만들었고(지난 3월 33조원 -> 8월말 60조원) 이 때문에 흥행은 어느정도 예상된 바 있다. 거기다 SK바이오팜 덕분에 공모주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야가 넓어지면서 대형공모주는 안전하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문제는 이런 구조적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안그래도 경쟁률이 높아 지속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공모주시장은 투자 매력도가 더욱 떨어진다. 수요가 늘면서 증권사의 공모가 과다 책정하는 경향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다. 공모가 뻥튀기를 하더라도 공모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공모주 청약은 갈수록 수익률은 낮아지고 리스크는 커져 투자에 더욱 유의해야 할것으로 보인다.

 

 기관 투자자금이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줄어들고 있고, 반면 개인들의 직접투자가 늘고있는 만큼 공모시장에서도 개인투자자 배정물량을 더욱 늘려야 경쟁률 과열현상이 해소되지만 안타깝게도 감독 당국은 자본주의와 증권시장의 역할에 대해서 충분한 고민이 없어 제대로된 정책을 내고있지 못하다. (심지어 작년에는 개인배정 물량 자체를 완전히 없애려 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다양한 분야의 투자상품에 공부를 하고 뛰어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투자하는 입장에서 사람이 몰리면서 수익률이 떨어져 아쉬운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이런 대형공모주는 소소하나마 수익을 주기에 계륵같은 존재가 되었다. 사실상 현재는 공모보다 훨씬 리스크가 큰 시초가 매매를 집중해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 첫날 매매 장·단점

 본론으로 들어가서 카카오게임즈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는 다른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많이 언급하고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내가 생각하는 카카오게임즈 공모주의 장·단점은 아래와 같다.

 

첫째, 가장 중요한 수급 - 우호적인 물량

 SK바이오팜 만큼은 아니지만 높은 확약률 덕분에 유통가능 물량이 많지는 않은 편이다. (물론, 아주 적은 편도 아님)

 

 카카오게임즈의 확정공모가는 공모밴드 상단의 24,000원으로 결정했는데 증자전 주식 수는 57,204,731주로 공모가기준 1.37조원 규모였고 이번 IPO를 통해 16,000,000주를 공모하여 공모가기준 기업규모가 1.76조원이 되었다. 신규 공모주 총 16,000,000주 중에 우리사주에 1,522,088주를 배정하였고(100%확약) 기관배정분 11,277,912 주 (58.29%확약), 일반투자자에  3,200,000주가 배정되었다.

 

 모회사가 기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던 SK바이오팜과는 다르게 기존주주가 여러곳으로 나눠져 있다보니 보호예수를 하지 않은 물량이 있다. 8,721,320주는 자발적 보호예수가 되지 않은 물량이다.

 

 따라서 유통가능 공모주는 17백만주로 공모액기준 4000억 정도다.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물량의 22.7%를 차지한다.(유통가능 물량이 틀린 컨텐츠들이 많이 보이는데 기업공시에서 투자자들이 오해할만하게 기재해서 그렇다) 기업규모와 흥행성을 비춰보면 상대적으로 적은 물량이다. 다소 특이한 점은 1개월 확약이 높다는 점이다. 1개월 이후 기관물량이 꽤나 나올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일 전에 실제 확약률은 다소 변경될 수 있다. 공시를 참고하자. 또한, 코스닥 벤처펀드의 물량 때문에 실제 확약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

 

 

 

둘째, 공매도 금지 연장

 공매도 금지기간이 최근 6개월 연장되면서 수급상황이 매우 좋아졌다. 이번 청약에서도 외국인들의 청약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것으로 볼때 외국인투자자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공매도 금지가 이런 종목의 수급에 큰 도움이 된다.

 

셋째, 카카오라는 브랜드

 카카오게임즈는 2017년 상장에 도전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엔 원하는 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모회사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신규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쉬운 위치에 있고 다양한 혁신을 테스트하고 있었지만 몇 년간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가 최근 언택트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표면으로 드러난 실적은 과거 혁신의 결과이기에 결국 카카오는 과거와 크게 달라진게 없이 제갈길 가고 있는데 달라진건 투자자들의 시각이다. (카카오톡에 광고를 집어넣어 실적이 급반등한 것은 혁신이 아니다) 비유하자면 바다는 똑같은데 어제는 태풍이왔고 오늘은 매우 맑다는 것만 차이가 있다. 최근 카카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은 매우 긍정적으로 심지어는 맹목적인 지지를 보인다. 이러한 맹목성은 적정가치를 냉정하게 보게하지 않고 과열이 되도록 만든다. 이번 청약대금이 60조원이나 몰린것은 물론 적정한 공모가 산정과 SK바이오팜의 성공도 있지만 카카오라는 믿음직한 모회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찌보면 카카오를 싼 가격에 잡지못한 후회와 SK바이오팜에 대한 성공경험 또는 아쉬움이 과열을 낳지 않을까 한다. 또한 모회사와의 실제 시너지 여부와 상관없이 기업집단에 속해있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사업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즉 투자자들의 심리적 측면에서 과열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우려할 점 - 싸지 않은 기업가치

 카카오게임즈만의 킬링 포인트가 부족해보인다. 비교기업 텐센트, 넷이즈,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PER을 평균한 PER 35배에다 20%할인한 PER 27배 수준으로 공모가를 산정하였지만 기업의 규모도 다르고,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텐센트와 넷이즈, 게임개발에도 뛰어난 넷마블, 엔씨소프트와 직접비교를 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넷마블은 빅히트의 지분을 소유하여 주가가 상승중에 있다) 게임 퍼블리싱에 능한 카카오게임즈는 대표적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배틀그라운드와 검은사막을 배급하고 있지만 최근 검은사막 북미지역 퍼블리싱은 재계약에 실패했고, 배틀그라운드도 과거와 같은 성장을 해줄지 의문이다. 매출성장률도 크지 않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8.2% 영업이익은 63.7%증가했지만 성장주이자 게임주가 상반기 매출성장률이 8.2%인것은 매우 아쉬운 결과다. 영업이익 63% 성장이 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매출대비 영업이익 비율 증감으로 봐야 왜곡이 없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9.4%에서 14.2%로 4.8%p증가했다. 또한, PER로 계산하면서 과거보다 영업외 이익이 크게 늘어난 점도 마음에 들진 않는다. 결론적으로 크게 싸지않은데 심지어 공모가에다 더블상이라고 한다면... 단기적으로 급등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우상향 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투자할 이유를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할 것이다. 물론 가디언즈테일즈 흥행에 어느정도 성공한점과 향후 신작들이 대기하고 있는 점, 추가적인 인수합병, 해외진출 등을 기대요인으로 볼 수는 있지만 이는 상장당일 거래와는 크게 상관없는 나중의 일이다.

 

시초가 매매에 대한 의견

 

 카카오 게임즈의 공모는 하자니 수고비 수준의 낮은 수익률이고, 안하자니 1년에 몇 번 안되는 대형공모를 지나치는 느낌을 받게되어 말 그대로 계륵이다. 또한, 카카오게임즈에 들어오는 자금은 상대적으로 스마트머니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는 첫날 16조원이나 몰린것으로도 유추할 수 있다. (첫날 공모주 청약을 넣는것은 소액이나마 이자 손실이 있으므로 이삭줍기하는 공모주 투자자들은 절대하지 않는다.) 공모주와 주식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플레이어들이 매매의 주체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이들은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바라고 주가 상승세에 따라붙는 특성이 있다. 주가추이는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통물량이 적어 상승세를 타더라도 일정기간 뒤에 모멘텀이 사라지고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하락전환하는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참고로 기관경쟁률, 장외가는 크게 의미없으니 신경쓰지말자)

 

 공모가 흥행했다고해서 실제 상장 당일 흥행을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60조에 가까운 청약대금은 공모주 투자가 손실볼 가능성이 매우 적기때문에 몰린 자금이다. 첫날 매매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상 따상(2배 뒤 상한가)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많은 증권사와 전문가들은 카카오 기업가치 때문에 따상을 가지 못할것 이라는의견도 많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당일 초반부터 과열되어 따상을 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물론 당일 가봐야 안다.

 

 그렇다면 시초가에 매수해야 하는가? 지난번 처럼 강하게 상승하는 분위기면 상한가 배분물량이라도 받는게 유리하다. 하지만 물량확보를 못하더라도 성급하게 따라가진 말자. 카카오게임즈에 반드시 투자해야할 이유는 적다. 게임 1등회사인 것도 아니고 대작게임을 개발 중인 상황도 아니다. 산업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회사도 아니기에 놓치더라도 크게 아쉽게 생각하지 말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도 비중을 높일 필요는 없어보인다. 단기 매수세가 강하더라도 주가수준에 대한 확신이 없어 7만원 이상에서 추격매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주가가 과열되지 않거나 상승폭이 줄어들면 미련없이 갈아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향후 신작들이 대박나는 특정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보유할 필요가 없어보인다. 높은 가격에 뒤따라가는 것은 좋은 투자가 아니다. 그래서 첫째날 따상으로 마감하더라도 둘째날 추격 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상장 당일의 매수세를 보고서 낮은 비중으로 접근할 것이고 과열되더라도 어느정도 이상의 가격에서는 추격매수 하지 않을 것이다. SK바이오팜 보다는 상장 당일 매수해야하는 이유가 적기에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하며 신용과 미수는 역시 하지말아야 한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거들떠보지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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