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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무제한 돈풀기

 이번 코로나19사태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시장의 유례없는 대공황급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연준의 돈풀기가 있었다는 점이다. 기준금리를 낮추고(1.25->0.25%) 무제한 양적완화로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3조달러의 유례없는 돈을 풀었다. 하지만, 미국의 실업자 수는 역대급인 4천만명 가까이 늘어났고 각종 경기지표의 하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의 충격은 시장의 예상보다도 오히려 안정적이다.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하반기의 2차충격이 예상되며 중국과의 무역전쟁, 미국대선, 인종차별로 인한 폭동까지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많은데도 특히나 주식시장은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연준의 무제한적 돈풀기와 추가적인 대책을 언제든 시행할 것 같은 연준의 태도에 있다.

 

 이러한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좋지않으면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다. 디플레이션은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과거 각국의 중앙은행의 최우선 목표가 물가안정이었다. 현재 외부의 큰 충격(코로나) 때문에 실물경제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무제한적 양적완화에도 실물경제가 위축되는 유동성함정에 빠지는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어찌되었건 뚜렷한 재정정책까지 나오고 실물지표가 바뀌어야 실물경제가 바닥을 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무관하게 주식시장은 벌써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진입했다. 치열한 눈치싸움 때문인지 모두의 예상보다 반등이 빨랐다. 미국 전문가들도 예측못한 반등세다. 학습효과 때문인지 시장의 반응이 과거보다 빨라진게 최근의 특징인것 같다. 실물경제가 예상보다 크게 나빠지지 않는한, 악재가 시장의 생각보다 더욱 크게 발생하지 않는한 시장이 내성이 생겼다.

 

돈이 어디로 갈까

 한국도 며칠 전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했다. (0.75%->0.5%) 예금금리는 바로 하락할 예정이라는 은행의 문자가 왔다. 이자를 받아 생활을 하는 상당 수의 자산가들의 경제적 타격이 매우 클 것이다. 이제는 예금 위주의 자산가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이자가 아니다. 물가상승률 까지 고려한다면 원금을 계속 까먹고 있다. 안정성 때문에 마이너스라도 은행에 보관하는 자산가가 있는 반면 저금리시대에 투자처를 물색하는 자산가들도 있을 것이다. 기존에는 부동산이 매력적인 대안처였지만 현재는 각종 대출규제, 기대수익률은 낮아지고 가격이 비싸지만 공실염려가 있는 상가, 어마어마한 종부세와 거래비용 때문에 부동산은 과거만큼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다. 결국은 해외채권이나 주식시장인데 보수적인 투자자라 할지라도 포트폴리오에서 그나마 리스크가 낮아보이는 우량주 위주의 주식 보유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이 든다.

 

니프티 피프티 버블과의 유사성

 과거 베트남전 당시 미국은 국제수지 적자와 전비조달을 위한 통화량 증가에 의해 인플레이션이 늘어나자 달러가치가 급락하여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하게 된다. 이 때 대형 우량주 50개가 엄청난 상승을 하였다가 버블이 붕괴되는데 이를 니프티 피프티 버블이라 한다. 당시의 상황이 현재와 유사한 점이 있는데 통화량 증가와 실물경제 충격에 자산이 우량 대형주로 몰려들었고 과도한 버블은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에 상처를 내었다. 

 

 당시 잘나가던 니프티50의 종목들은 IBM, 맥도날드, 디즈니, GE, 질레트, 코카콜라, 필립모리스 같은 회사들이다. 고점 대비하여 80%가까이 하락하여 투자자들의 비극으로 끝났다. 이 때문에 니프티(좋은)피프티에서 내스티(안좋은)피프티로 바뀌어 불리게 된다. 당시 주식의 PER는 80~90까지도 형성했는데 이들 기업이 보유한 강력한 전 세계 유통망과 높은 성장율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결과는 거품으로 드러났고 붕괴했지만 몇몇 주식들은 (예를들어 맥도날드는 PER가 85였지만 이후 수백배 상승으로 고점에서 샀어도 결과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내었다. 이러한 투자는 고PER라도 미래에 대한 정당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총평

 과거의 니프티50 상승처럼 지금도 미국우량주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버블을 쫒아 투기적으로 거래하자는 뜻이 아니라 현재 대형 우량주로 투자금이 몰릴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몇 년간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실물경제의 타격이 지나간다면(지나가지 않더라도) 유례없이 풀린 유동성이 그나마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우량주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대형우량주와 배당성장주에 먼저 몰릴 것이고 충분한 상승이 이루어진다면 중소형주와 고배당주에도 돈이 들어갈 것이다. 경제가 더블딥이 올지 불황이 장기화될지 알 수는 없지만 과거의 역사에서 확인한 것은 이러한 시기에는 우수한 자산에 돈이 몰린다는 것이다. 현재 포트폴리오를 점검해보고 어떤 주식에 중점적으로 투자해야할지 다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니프티 피프티 당시의 PER

참고: http://economics-files.pomona.edu/GarySmith/Nifty50/Nifty50.html

https://medium.com/@equityschool/nifty-fifty-stock-bubble-of-the-seventies-is-there-a-similarity-with-today-s-market-34b19d7a4c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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